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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버나움] 당신의 인생이 힘들다고 불평만 할때 보면 좋을, 신이 버린 아이들의 참혹한 이야기.
    보고,맛보고,느낀 리뷰/잊을수 없는 영화들 2020. 5. 8. 01:22

     

    불법체류자 엄마를 둔 요나스와 집밖에 뛰쳐나와 어쩌다가 요나스를 돌보게 되는 자인. 

     

    당신이 일반적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화가날 것이다. 

    아니 어떻게 아이들이 저런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인가 하면서 나는 새벽 두시까지 영화를 끄지도 못하고 화를 삭이면서 영화를 보았다.

     

     

    아이들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지금 마실 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고,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전쟁이나 기아,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가버나움]이란 영화가 나온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가슴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 차마 보진 못했던 작품이었다.

     

     

     

    돈을 버는 것보단 학교에 가고 싶었던 자인.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벌었던 자인은 12살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속은 어른이 되어버렸다.

     

     

    영화 속 주인공인 자인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지 살아갈 방법을 궁리한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누이 사하르가 월경을 시작한다는 이유로,

    닭 몇마리 받고 시집을 보냈던 부모님을 원망하면서 

    집을 뛰쳐나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요한 장면이 첫부분에 있으나, 영화를 못보신 분들을 위해 생략합니다.)

     

     

    보고싶은 누이, 동생들을 외면하고 집을 나간 자인은

    어쨌든 삶을 살아가야 했기에

    간단한 자기 짐만 챙겨서 정처없이 버스를 타게된다.

    우연히 어린이대공원 같은 유원지에 내리게 되고,

    아기 요나스의 엄마인 라힐을 만난다.

    라힐이 일하는 동안은 요나스를 돌보게 되는 자인.

     

     

    어느날 시장에 다녀온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던 라힐이 

    돌아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영영 나타나지 않아서

    자인은 라힐을 찾으러  아기 요나스를 데리고 시장으로 향한다.

    (요나스의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영화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나스를 냄비에 싣고, 돈되는 건 뭐든지 팔아보려고 다른 냄비들을 주렁주렁 달아 라힐을 찾아볼겸 시장을 가게되는 자인

     

     

    감독은 왜 아이들의 현실이 이런 환경에 처해야 하는지,

    현실에 고통받고 있는데 왜 어른들은 모른체 하고 아이들을 앞세워 돈을 벌게하고

    돈 때문에 어린 나이에 자식을 다른 집으로 시집 보내는 지,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줄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실제로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감독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최소한 생각이라도 시작해볼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영화를 보면 아이가 아이를 돌본다. 어른들은 책임질 수 없는 아이들을 주렁주렁 낳는다.

     

     

    영화에 캐스팅된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은,

    실제로 레바논의 난민, 불법체류자, 불법체류자의 아기가 영화속의 인물로 나온다.

    이 영화는 픽션이 아니기에 더욱 더 큰 파장을 준다.

     

     

     

     

     

    당신의 삶은 지금 너무 힘든가?

    아니면 이 지켜줄 수 없는 아이들의 삶보다는 조금 더 나은가?

    아직도 자신의 삶에 원망만 늘어놓고 있는지

    조금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영화 속 장면중에 그리스도의 의미인 십자가가 두세번 정도 비쳐진다.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니면 최소한 현실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어른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면

    신이라도 이 아이들을 돌봐줘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하는 듯한

     

     

    내가 좋아하는 시 중에 진은영 시인의 글귀가 가버나움과 너무 적절하게 맞아서

    시의 윗부분은 생략하고 마지막 문단에 있던 구절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가난한 이의 목구멍에 황금이 손을 넣어 모든 걸 토하게 하는 것 같다

    초록빛 묽은 토사물 속에 구르는 별들

    하느님은 가짜 교통사고 환자인 것 같다

    천사들이 처방해준 약을 한번도 먹지 않은 것 같다

    푸른 캡슐을 쪼개어 알갱이를 다 쏟아버리는 것 같다

    안녕, 안녕, 슬레이트 지붕의 부서진 회색 위로 눈이 내린다

    내가 보았던 모든 것이 거짓말인 것 같다

    달에 매달린 은빛 박쥐 들의 날개가 찢어져 내리는 것 같다'

     

     

    - 시집 [훔쳐가는 노래] 

    진은영 시인의 "이 모든 것" 중에서

     

     

     

     

     

    ※사진 출처: 그린나래미디어(주), 크리스쳔 투데이 웹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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